우리의 명절과 민족 문화

백중(百重)

백가지 곡식으로 돌아가신 부모님의 혼을 위로하는 망혼일.

음력 7월 보름날은 백중(百衆)일 또는 백종(百種)일, 중원(中元)일, 망혼일(亡魂日)이라 한다.

백종(百種, 온갖 곡식) - 오늘날 우리 젊은이들은 몰랐던 우리 조상들의 중요한 민족 명절이다. 이 시절이면 온갖 것이 풍부해서 제례 음식으로 백가지를 차릴 수 있다고 해서 백종(百種)이라 부른다.

중원(中元) - 도가에서는 나온 말. 도교에서는 천상의 선관(仙官)이 일년에 세 번 인간의 선악을 살핀다고 하는데 그 때를 '원(元)'이라 한다. 1월 15일 상원(上元), 7월 15일 중원(中元), 10월 15일 하원(下元)을 삼원이라해서 초제(醮祭)를 지내는 세시풍속이 있었다.

망혼일(亡魂日) - 이 날 밤에 주효(酒肴, 술과 안주)와 밥, 떡, 과실 등을 차려놓고 돌아가신 부모님의 혼을 불러들여 재를 지낸다.

우란분회 - 본시 이 날은 불교에서 유래 된 것인데, 승려들의 하안거(夏安居)가 끝나는 음력 칠월 보름날에 행하는 불공이다. 석가의 십대제자의 한 사람인 목련존자의 어머니가 죄 짓고 아귀도(餓鬼道)에 떨어져 있을 때 그를 구하기 위해 목련이 석가의 가르침에 따라 오미(五味)백과(百果)를 차려 큰 잔치를 벌였었는데, 이를 본받아 많은 사람들이 조상의 성불(成佛)을 기원한 데서 유래된 것이다. 밥짓는 동이인 분(盆)에 차린 음식을 고봉으로 가득가득 차렸다고 하여 우란분(盂蘭盆)이라 한다.

[머슴날]과 백종장 - 이 날 시골에서는 백종장이 선다. 머슴을 쉬게 하려고 돈을 주어 내보내면, 머슴은 종일 장거리에서 소일(消日)하며 하루를 쉰다. 씨름판이 벌어지고 농악과 놀이패들이 들끓는다. 2월 농사 시작즈음에 머슴을 쉬게 하는 머슴날이 백종일 전후에도 있었다. 이제 농사철도 다 지나고 했으니 호미도 깨끗이 씻어 둔다고 해서 '호미씻이'라 한다.

한라산의 '백중와살' - 제주도에서는 백중날 살찐 해산물들이 많이 잡힌다고 해서 이날 쉬지 않고 바다 일을 더 많이 한다. 한라산에는 벡중와살이라는 산신이 있어 백중을 고비로 익은 오곡과 산과(山果)를 사람들이 따 가면 허전하여 샘을 내고 바람을 일으킨다고 해서 산신제를 지내는 일도 있다.

[밀양 백중놀이]

'삼삼기'와 '가윗날' - 신라 때에는 백중을 기해서 도성 안의 부녀자들을 두 패로 나누고 공주로 하여금 각 패를 이끌어 한달 간 삼을 삼아 8월 가윗날에 그 결과를 심사해서 진 편이 이긴 편에 한턱 내도록 했다. 이는 백중 무렵에 삼이 자라고 그 껍질을 베끼기에 알맞게 익은 때이므로 직조작업을 권장하는 뜻에서 왕녀를 주축으로 하여 집단작업인 두레 삼삼기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