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와 민족 문화

5. 청명(淸明 / 4월 4,5일)

  • 24절기의 다섯째. 음력 3월 절기이며, 양력 4월 5, 6일경이 된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15도에 있을 때이다. 이날은 한식의 하루 전날이거나 같은 날일 수도 있다. 춘분과 곡우 사이에 있다. 이날에 식목일 겹치는 것이 보통인데, 날이 풀리고 화창하여 일년 중 식목에 가장 적당한 시기이기 때문에 식목일을 청명과 같은 날로 잡은 듯하다.
  • 옛 사람은 청명 15일 동안을 5일씩 3후로 세분하여, ① 오동나무의 꽃이 피기 시작하고, ② 들쥐 대신 종달새가 나타나며, ③ 무지개가 처음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 이날 省墓(성묘)를 간다. 우리 조상들만큼 성묘를 자주 하는 민족도 없을 것이다. 옛날에는 일년에 네 번, 그러니까 봄에는 淸明(청명), 여름에는 中元(중원, 음7월 15일), 가을에는 秋夕(추석), 겨울에는 冬至(동지)날, 눈길을 밟으며 찾아 뵙고 산소위의 눈을 쓸어 내렸다.
  • 봄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논 밭둑을 손질하는 가래질을 품앗이로 행한다.
  • 한식과 청명 - 또한 寒食(한식)과도 겹친다. 그래서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라는  속담이 생겼다.
  • [동국세시기]의 기록에 의하면 청명(淸明)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친다. 임금은 이 불을 정승, 판서, 문무백관 3백 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 준다. 이를 사화(賜火)라 했다. 수령들은 한식(寒食)날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 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寒食(한식)인 것이다. 이렇게 하여 온 백성이 한 불을 씀으로써 동심일체를 다지고 같은 운명체로서 국가 의식을 다졌던 것이다.
  • 꺼지기 쉬운 불인지라 한식 날 온 백성이 한 불을 나누어 갖기란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습기나 바람에 강한 불씨통(藏火筒)에 담아 팔도로 불을 보내는데 그 불씨통은 뱀이나 닭껍질로 만든 주머니로 보온력이 강한 은행이나 목화씨앗 태운 재에 묻어 운반했던 것이다.
  • 바로 그 신성한 새 불을 일으키는 날이 청명이요, 이 새 불을 온 백성이 나누어 가짐으로써 동심일체의 한 백성임을 재확인하는 날이 바로 한식날이다. 청명과 한식은 한국적 내셔널리즘의 민속적 구현이랄 수 있다.  
  • 청명주(淸明酒) - 청명절이 든 때에 담근 술. 춘주(春酒)라고도 한다. 찹쌀 석 되로 갈아 죽을 쑤어 식힌 다음, 누룩 세 홉과 밀가루 한 홉을 넣어 술을 빚는다. 다음날 찹쌀 일곱되를 깨끗이 씻어 쪄서 식힌 다음, 물을 섞어 잘 뭉개어서 독 밑에 넣고 찬 곳에 둔다. 7일 후 위에 뜬 것을 버리고 맑게 되면 좋은 술이 된다.
  • 나무 심기 - 청명, 한식이면 나무를 심는데 특히, `내 나무'라 하여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 시집 장가 갈 때 농짝을 만들어줄 재목감으로 나무를 심었다한다.
  • 내나무 노래 - `한식 날 심은 내 나무 금강수(金剛水) 물을 주어 육판서(六判書)로 뻗은 가지 각 읍 수령(守令) 꽃이 피고 삼정승(三政丞) 열매 맺어...'하는 <내 나무 노래>를 부르며 내 나무에 인생의 꿈을 실어 애지중지 길렀던 것이다. 연정(戀情)을 품은 아가씨가 있으면 그 아가씨의 내 나무에 거름을 주는 것으로 사랑을 표시하기도 했다 하니 내 나무는 낭만이 깃든 사랑의 매체(媒體)이기도 했다. 되살리고 싶은 나무의 민속들이 아닐 수 없다.
  • 나무 타령 한 귀절 - `청명(淸明) 한식(寒食) 나무 심자. 무슨 나무 심을래. 십리 절반 오리나무, 열의 갑절 스무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방귀 뀌어 뽕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깔고 앉아 구기자 나무, 거짓없어 참나무, 그렇다고 치자나무, 칼로 베어 피나무, 네 편 내 편 양편나무, 입 맞추어 쪽나무, 양반골에 상나무, 너하구 나하구 살구나무, 아무 데나 아무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