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말 성리학 도입, 안향 선생님

고려시대 학자, 명신(名臣), 初名은 유(裕), 자는 사온(士蘊), 호는 회헌(晦軒), 본관은 순흥안씨(順興安氏), 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 출신 아버지는 밀직부사(密直副使)를 지낸 부(孚)이며 어머니는 강주우씨(剛州禹氏)이다.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글읽기에 힘쓴 안향은 18세(1260년, 원종 1년) 때 문과에 급제 교서랑(校書郞)으로 관직을 시작하였다. 상주판관(尙州判官)시에는 미신타파와 민풍(民風)쇄신에 노력하였으며 판도좌랑(版圖佐郞), 전중시어사(殿中侍御史), 국자사업(國子司業)을 역임하였고 1288년에는 우사의(右司儀)가 되고 좌승지(左承旨), 정동행성 원외랑(員外郞)을 거쳐 고려유학제거(高麗儒學堤擧)가 된 후 쇠퇴일로에 있던 성리학과 국학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직위에 올라 서게 되었다.

원(元)의 학문장려로 발달한 송(宋)의 주자학(朱子學 : 일명 性理學 또는 程朱學)은 漢唐時代 사장(詞章)과 윤리도덕이 중심이던 유학과는 달리 불교와 도교사상을 수용하여 우주의 근본원리와 인간의 심성문제를 철학적으로 규명하고자 하는 사색적인 학문으로 이를 고려에 최초로 전파한 안향은 국제간 사상적 교류를 통하여 새로운 정권을 받침할 수 있는 이념과 교학체계를 세운 공로로 오히려 조선시대에 와서 더욱 많은 칭송을 받았다.

1286년(충렬왕 12년) 왕과 공주를 호종(護從), 원나라에 들어간 안향은 최초로 주자학 서적을 수입하여 연구 전파하였으며 그 후 공자·주자화상과 6경(六經) 제자(諸子)·사(史)를 구해왔고 또한 사재(私財)로 대성전(大成殿)을 창건하여 학생들을 가르쳤는 바 그의 문하에 제자가 수백을 헤아리게 되었다고 한다. 안향이 성리학에 바탕을 두고 교육 양성하려고 한 인간상은 개인적 측면에서는 자신을 수양함(修己)과 매사를 처리함이 공경과 성실에 충실한 인간이며 사회적 측면에서는 예절과 신의를 지키는 인간이되 일상생활에서 가까운 것부터 실천하는 도덕적 윤리적 인간상이다.

그는 학교재건과 인재양성을 통하여 고려후기 국가적 위기를 구하려고 하였으나 교학(敎學)의 힘이 고려사회를 구하기는 역부족이었으며 오히려 훗날 새로운 국가건설의 주역이 되는 사대부(士大夫)계급의 형성을 보게 되었다.

국보 제111호로 지정되어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안향의 영정은 1318년(충숙왕 5) 왕이 그의 공적을 기념하고자 그리게 한 것을 조선 명종 때 모사하여 다시 고쳐 그린 것이며, 최초의 서원인 백운동(白雲洞)서원은 1543년 풍기군수 주세붕(周世鵬)이 안향을 모시고자 세운 것으로 이황(李滉)에 의해 소수서원(紹修書院)이라는 명종 친필의 사액(賜額)이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