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5월 문화인물
조선 다도의 정립자
초의(艸衣, 1786-1866) 선사
- 조선 후기의 대선사(大禪師)이자 다도(茶道)의 정립자. 흔히 다성(茶聖)이라 칭함. 성은 장(張)씨.
초의(艸衣)는 그의 법호이며, 당호(堂號)는 일지암(一枝庵)이며, 의순은 그의 법명이다.
- 15세 때에 강변에서 놀다가 탁류에 떨어져 죽을 고비에 다다랐을 때 부근에 있던 승려가 건져주어 살게
되었다. 그 승려가 출가할 것을 권하여 16세 때 남평 운흥사(雲興寺)에서 민성(敏聖)을 은사로 삼아
득도하고, 22세 때부터 전국의 선지식(善知識)들을 찾아가 삼장(三藏)을 배워서 통달하였고,
범서(梵書)에도 능통하였다. 그리고 정약용, 홍현주, 동년배의 김정희 등과 폭넓은 교유를 가졌는데,
특히 정약용에게서는 유서(儒書)를 받고 시부(詩賦)를 익히기도 하였다.
- 명성이 널리 알려지자 대흥사의 동쪽 계곡으로 들어가 일지암을 짓고 40여년 동안 홀로 지관(止觀)에
전념하면서 불이선(不二禪)의 오의(奧義)를 찾아 정진하였으며, 다선삼매(茶禪三昧)에 들기도 하였다.
또한 모든 것을 구비한 인간이 될 것을 주장하면서 [동다송(東茶頌)]을 제작하여 다생활의 멋을
설명하였고, 범패와 원예 및 서예에도 능하였으며, 장 담그는 법, 화초 기르는 법, 단방약 등에도
능하였다. 이는 실사구시를 표방한 정약용의 영향과 김정희와의 교유(交遊)에서 얻은 힘이라고 보고
있다.
- 1866년 나이 80세. 법랍(法臘) 65세로 입적하였다. 평범한 일생을 통하여 선(禪)과 교(敎)의 한쪽에 국집함이 없이 수도하고 중생을 제도하였으며, 이상적 불교인으로 존경한 인물은 진묵(震默)이었다.《동다송》
다선일미 - "茶의 맛은 禪의 기쁨이다."
- 그의 사상은 선(禪)사상과 다선일미(茶禪一味)사상으로 집약된다. 그의 선 사상은 저서인 [선문사변만어]에 잘 나타나 있으며, 김정희, 우담 등에게까지 파급됨으로써 조선 후기의 한국 선사상에 중대한 영향을 주었다. 그의 다선일미(茶禪一味) 사상은 차를 마시되 법희(法喜)선열(禪悅)을 맛본다는 것이다. 즉, 차(茶) 안에 부처님의 진리(法)와 명상(禪)의 기쁨이 다 녹아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차의 진예(塵穢,더러운 티끌 먼지)없는 정기(精氣)를 마시거늘 어찌 큰 도를 이룰 날이 멀다고만 하겠는가(榛穢除盡精氣入, 大道得成何遠哉)!"라고 하였다.
제법불이(諸法不二) - "차와 선은 둘이 아니다."
- 초의(艸衣)는 다도(茶道)를 "따는 데 그 묘를 다하고, 만드는 데 그 정(精)을 다하고, 물은 진수(眞水)를 얻고, 끓일 때는 중정(中正)을 얻으면 체(體,물)와 신(神,차)이 서로 어울려 건실함과 신령함이 어우러진다. 이에 이르면 다도(茶道)는 다했다고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그는 언제나 제법불이(諸法不二)를 강조하였다. 그에게는 차(茶)와 선(禪)이 둘이 아니고, 시(詩)와 그림이 둘이 아니며, 시(詩)와 선(禪)이 둘이 아니었다. 그의 저서로는 [선문사변만어]1권, [이선래의(二禪來儀)]1권, [초의시고(草衣詩藁)]2권, 동다송(東茶頌)]1권, [다신전(茶神傳)]1권 등이 있다.
일지암(전남 해남군 두륜산 대흥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