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f1.gif한국 가정의 문제점  <닫기>

    현재 우리 나라의 가정 문제는 대가족 제도에서 핵가족으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가정이 고유하고 뚜렷한 가정 윤리관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양의 고유한 유교적 가정관도 아니고, 서양인의 생활 속에 자리잡은 기독교의 가정관도 아닌 과도기적 성향을 보인다.
    가정은 인간의 가장 최초의 교육의 장이며 부모, 형제와의 관계를 통해서 인간의 욕구를 표현하고 충족하며, 적응하는 방법과 습관을 익힌다. 가족 구성원과의 인간 관계를 통하여 사회성을 발달시키고 가족 문화 속에서 인격의 형성과 가치관을 배운다. 현대 산업 사회에서의 가족 구조의 변화, 사회 조직 및 기관의 확대는 가정 교육의 기능을 사회 집단이나 기관에 이관시킴으로써 가정 교육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첫째로, 가족 규모의 감소에서 오는 문제점이다. 앞으로는 누나, 형, 이모, 조카, 큰아버지 등 존속 개념의 상실로 오직 부모와 자기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가족 구조의 면모가 눈 앞에 와 있다. 다양한 가족 구성원들이 부모가 다하지 못하는 교육 기능을 보충하지 못하므로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가치 형성이 동반하게 된다.

    둘째, 가족 구성원 간의 권위의 분배가 변하고 있다. 산업 사회로 전환하게 됨에 따라 가정에만 충실했던 여성들이 사회에 많이 진출하게 된 것이다. 가정의 기능은 그대로 있는데 권위 배분에 의한 역할 분담, 특히 가장의 역할이 바뀌어져 자녀들은 스스로의 위치, 책임, 정체감 등을 파악하는 기준이 흔들리게 된다.

    셋째, 이혼율의 증가이다. 전통적으로 동양의 유교 사회에서는 참고 사는 것이 미덕이고 부부 이외의 가족 유대가 이혼을 어렵게 하였으나 최근에는 여성 쪽에서 이혼을 제기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넷째, 타자 지향성이 크게 강화되고 있다. 부모들의 기대되는 행동보다는 친구나 매스컴에 의해 기대되는 행동 양식에 더 동조되는 경향을 가지게 되며, 부모와는 상당히 이질적인 가치를 지니게 된다.

    다섯째,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여건이 발전하면서 가정 교육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한 지적, 문화적인 부적응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여섯째, 대중 매체의 무분별한 영향이다. 대중 매체는 미분화되어 일반 대중을 상대로 평균화되어 있다. 내용이 단순하고 상징적일 뿐만이 아니라 상업적이 되기 위해서 격정적이고 선정적인 성격을 지닌다.

    이러한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오늘날 현대 가정은 급격한 변천 과정에 있으며 이로 인해 가정 교육의 기능이 쇠퇴하고 있다.

leaf1.gif 공자(孔子)의 효(孝)와 제(悌)  <닫기>

    공자(孔子)사상의 중심은 '인(仁)'이며 인의 가장 순수한 상태가 '효(孝) : 부모 자식 간의 사랑' 제(悌) : 형제 간의 사랑'이다. 효제(孝悌)가 인간 행위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효도와 공손은 그 어진 것을 하는 근본인 것이다 (孝弟也者, 其爲仁之 本與 : 논어)"라고 하여 인(仁)의 씨앗, 즉 인단다움을 계발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공자는 가족 안에서 효와 제를 가르쳤던 것이다. 만약 인간이 부모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를 어찌 어진 사람이라 할 수 있겠는가? 인간 관계에서 제일 먼저 기본이 되는 것은 부모와 형제를 먼저 사랑하고 존경한 후, 그 사랑과 존경을 다른 사람의 부모와 형제에게까지 확장시키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들로 하여금 참된 자아를 발전시키고 실현시키도록 하기 위해서 가족 속에서 인간을 교육시키는 이유이다. 실제로 유교 윤리는 개인과 가족을 똑같이 중요하고 상호 의존적인 것으로 본다. 개인은 가족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 인간성의 발전은 가족에서 출발된다. 가족이 없이는 인(仁)은 뿌리 없는 것이 된다. 가족의 중요성은 여기에 있다. (한국 정신 문화 연구원, 한국 철학 사상 연구, 서울, 1982, p. 108)

leaf1.gif 페스탈로치<Johann Heinrich Pestalozzi>(1746.1.12~1827.2.17)  <닫기>

    스위스의 교육자. 취리히 출생. 취리히대학에 재학 중 애국자단체에 소속되어 사회운동에 가담하였으며, 1769년 같은 단체원이던 안나와 결혼하였다. 71년 노이호프에 농민학교를 세웠으나 실패한 후 사색과 저술생활로 세월을 보냈다. 98년 프랑스혁명의 여파가 스위스로 밀려왔을 때 슈탄스에 고아원을 설립, 전쟁고아를 돌보았다. 그 후 부르크도르프, 이베르돈에 학교를 세워 독자적인 교육방법을 실천하다가 만년에는 다시 노이호프로 돌아갔다. 당시의 유럽 사회를 분석하여, 계층간에 존재하는 불평등을 지적하고 이의 시정은 정당한 교육으로만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즉, 민중에게 바른 지성의 힘을 기르게 하면 민중은 스스로의 힘으로 그들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려 할 것이라는 입장에서 인간학교의 이상을 제안하였다. 또한 바른 지성의 힘을 체질화하기 위해서 형(形)˙수(數)˙어(語)의 개념을 직관적 경험을 통해서 부여해야 함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인간에게 내재하는 자발성˙자기활동에 의해 가능하다고 해석하고 기초도야의 이념을 구체적으로 펼쳤다. 도덕적 도야의 근원을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과 믿음의 관계에서 찾으면서 생활이 도야한다는 입장을 역설하였다. 그의 수많은 저서들을 보면, 전생애를 통하여 온갖 고경(苦境)을 참으면서 언제나 교사로서의 뜻을 굽히지 않고 교육이라는 외길을 걸었던 강한 실천성과, 교육에 의한 인류구제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확립하여 소상히 전개한 교육적 천재의 풍성함을 느낄 수 있다. “모든 것이 남을 위해서였으며, 스스로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라고 새겨진 묘비명은 그의 교육에 대한 모든 것을 단적으로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 저서로는, 농민학교 운영에 실패한 후에 쓴 교육선언 《은자(隱者)의 황혼: Abendstunde eines Einsiedlers》(1780),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불후의 교육소설 《린하르트와 게르트루트 : Lienhard und Gertrud》(81~87), 그의 근본적인 철학적˙인간학적 사상이 담긴 《인류발전에 있어서 자연의 운행에 대한 나의 탐구》(97), 교육방법에 대한 독자적인 견해를 전개한 《게르트루트는 어떻게 그의 아이들을 가르치는가》(1801) 등이 있다. 또한 만년의 저서 《백조의 노래 : Schwanengesang》(26)에서는 교육이상으로서 전인적(全人的)˙조화적 인간도야의 입장을 읽을 수 있다. 이들 저서에는 인간성에 대한 깊은 신뢰와 신(神)에 대한 순수한 신앙이 그의 생활과 사상의 바탕이었음이 잘 나타나 있다.

leaf1.gif 오전(五典)과 오륜(五倫)  <닫기>

    가족 간의 공존 원리는 하늘의 존재 원리로 천도(天道)가 있음을 기초로 해서 인간 존재 원리로 인도(人道)가 있다. 그 인도의 기초에서 아비와 어미됨으로써의 도리, 자식됨으로써의 도리 그리고 형 된 이와 동생 된 이의 도리가 있게 된다고 보는 점이다. 이러한 전제에서 각기 자기다움의 불변적 존재 양식, 다섯 가지를 오전(五典)이라하여 '서경(書經)'에 나타나 있다. 아버지로서의 의로움(父義),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움(母慈), 자식으로서의 효성(子孝), 형으로서의 우애(兄友), 아우로서의 공경(弟恭) 등을 가리킨다. 이 다섯 덕목은 혈연적 가족 관계에서의 각자 자기다움의 최상 상태를 지속케 함에 의의가 있다. 따라서 이 기본적 존재 양식이 유기적으로 설명되는 이차적 윤리 덕목에는 공존 호혜성의 원칙이 내재하게 된다. 이런 형태가 '맹자'의 인륜론에는 '부자유친(父子有親)'과 '장유유서(長幼有序)'로 나타났던 바, 여기 부자간에서 '친(親)'의 참모습이란 부모의 자식에 대한 의로움, 자애로움과 자식의 부모에 대한 효성스러움이 쌍무 호혜적으로 작용하는 결과로서 가능한 것이다. 장유간(長幼間): 여기서 장(長)이란 가족 관계에서 형(兄)을 전제하는 경우이고, 유(幼)란 동생(弟)을 전제하는 경우이다.)의 '질서' 역시 형의 동생에 대한 우애심과 동생의 형에 대한 공경심이 호혜 작용한 결과로 가능한 공존 양식이다. 이 원칙은 오륜 중의 나머지 세 덕목에도 내재해 있다. (한국 국민 윤리학회, 한국 사상과 윤리, 형설 출판사, 1993, p. 255)

leaf1.gif 핵가족<nuclear family>(核家族)  <닫기>

    부부와 미혼의 자녀만으로 이루어진 소가족. 이러한 소가족이 저마다 독자적인 가구를 구성하고 있는 경우만이 아니라, 다른 근친자(近親者)와 동거하여 확대가족(extended family)을 형성하고 있는 경우에도 부부나 부모자식의 긴밀한 결합은 항상 있을 수 있으므로, 이는 모든 가족의 근저에 있는 집단적 구성단위라고도 생각된다. 핵가족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인류학자 G.P.머독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종전까지의 부부가족이나 소가족보다 적절한 표현이라 하여 국제적으로도 널리 쓰이게 되었다. 독립한 핵가족의 존재는 반드시 근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근대산업사회에서의 개인주의, 사회적 이동성 및 사회보장제도의 발전으로 일찍부터 유럽과 미국에서는 핵가족화의 경향이 촉진되었다. 한국에서도 1960년대 후반부터 고도경제성장과 함께 이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참조>소가족 (두산 동아 학습백과 98)

leaf1.gif 전통적 도덕 관념의 재해석  <닫기>

    전통(傳統)이라 말할 때, 단순히 오래된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뜻으로는 오랜 세월동안 연면(連綿)히 흘러오는 영속적이라는 뜻도 있다. 전통을 잇는다는 것은 후자의 경우다. 설사 새로운 도덕 관념의 수립이 요구되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새로운 도덕률이 전통적 도덕과의 관계를 떠날 수 없고 양자의 변증법 종합 내지 지양 가운데 모색되어야 한다. 유교의 주요 가르침인 오륜(五倫)도 다섯 가지의 기본적 인간 관계의 윤리를 말해 주는데 군신, 부자, 부부, 장유, 붕우의 도리이다. 이 다섯 가지의 인간관계는 한 마디로 사랑을 실현하는 관계이다. 부모의 무한한 사랑을 받은 자식이 부모에 은혜를 갚는 것은 의당한 일이다. 충(忠)또한 민족과 국가의 번영과 발전에 자기의 중심을 둔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부부유별은 남존 여비의 의미가 있는 듯하나 남녀가 자기의 타고난 분수를 망각하거나 무시하고 남녀의 지나친 구분이 없는 것은 지나치지 않을까? 장유유서(長幼有序)로 선배가 후배를 아끼고 사랑하는 관계로, 붕우유신(朋友有信) 역시 오늘날의 각박한 사회에서 친구간에 믿음이 있고 사회적 연대를 가능케
    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것이다. 도덕적 가치 자체는 불변이며 영원한 것이며 인격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사랑의 작용임을 확신할 수 있다. 인격 관계의 윤리가 사랑에 기반을 두고 있는 한, 도덕 가치가 될 수 있다. (진교훈, 철학적 인간학(I), 경문사, 1988, pp. 201-203)

leaf1.gif 부부의 화순(和順)과 삼불거(三不去)  <닫기>

    오늘날 배우는 사람들은 겉으로는 비록 자랑스런 몸가짐을 하고 있으나 속으로 독실함이 적으므로 부부간에 방종하는 일이 많아 그 위신과 예법을 잃은 까닭에 부부가 서로 희롱하지 않고 능히 공경하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 이와 같이 하면서 몸을 닦고(修身), 집안을 바르게(齊家)할 수 있겠는가? 반드시 남편은 화(和)하되 옳은 것(義)으로 이끌고 아내는 순(順)하되 바른 것으로 받들어서 부부사이에 예절과 공경을 잃지 않은 뒤라야 집안이 다스려질 수 있다. 만일 지금까지 서로 막 지내다가 하루 아침에 갑자기 서로 공경하려 든다면 되기 어려운 것이니 모름지기 아내와 더불어 서로 경계하여 반드시 전날 버릇을 버리고 차차 예(禮)로 돌아 가야 한다. 아내가 만일 남편의 헌행이 한결같이 바른 데서 나오는 것을 보면 반드시 믿게 되어 순종할 것이다. (이동준 외 2명, 전통 문화의 가치관, 문우사, 1986, p. 136)

    부부는 일심 동체로서 화응성이 추구되는 반면, 양자간에 갈등이 심하면 기존 관계를 포기하는 일탈성이 있다. 일탈성의 현재적 양식이 법적으로 보장된 것이 합의 또는 재판상의 이혼 제도이며, 과거적 양식은 소위 칠거(七去)이다. 즉, 시부모에 순응치 않으면, 자식이 없으면, 음란하면, 질투하면, 악질(惡疾)이 있으면, 말 많으면, 도둑질하면, 이로 인해 버림받는 인습적 축출이 이혼의 형태다. 이것은 조선조 유교 사회에서 나타난 것으로, 권장할 만한 이로 보지는 않는다. 이 칠거와 상반된 의미로 그 시대에 삼불거(三不去)가 있다. 시집갈 명을 받은 바 있으나 이제 돌아갈 곳 없으면 버림받지 못하고, 함께 3년상을 지냈으면 버림받지 못하며, 전에는 빈천했으나 뒤에 부귀해 졌으면 버림받지 못한다. 이는 '소학'에서도 동시에 확인되며 가부장적 시대 상황의 부부 관계의 상징으로 오늘날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국민 윤리학회, 한국 사상과 윤리, 형설 출판사, 1993, pp. 259-260)

leaf1.gif 경로 헌장  <닫기>

    노인은 우리를 낳아 기르고 문화를 창조, 계승하며, 국가와 사회를 수호하고 발전시키는 데 공헌하여 온 어른으로서, 국민의 존경을 받으며 노후를 안락하게 지내야 할 분들이다. 그러나 인구의 고령화와 사회 구조 및 가치관의 변화는 점차 노후 생활을 어렵게 하고 있다. 우리는 고유의 가족제도 아래 경로 효친과 인보(隣保) 상조의 미풍양속을 가진 국민으로서 이를 발전시켜 노인을 경애하고 봉양하여 노후를 즐길 수 있도록 노인 복지 증진에 정성을 다하여야 한다. 우리는 아래와 같은 사항을 구현하기 위하여 다 함께 노력한다.

    1)노인은 가정에서 전통의 미덕을 살려 자손의 극진한 봉양을 받아야 하며, 지역사회와 국가는 이를 적극 도와야 한다.
    2)노인은 의.식.주에 있어서 충족되고 안락한 생활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3)노인은 심신의 안정과 건강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4)노인은 자신의 능력에 따라 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5)노인은 취미, 오락을 비롯한 문화 생활과 노후 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얻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leaf1.gif 직업관의 변천  <닫기>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통적인 폐쇄 사회는 전체주의적 직업관이 지배한 사회였다. 개인의 독립과 자각이 실현되기 이전의 유기적 사회에서 존재할 수 있었던 직업관이 바로 전체주의적 직업관이었기 때문이다. 폐쇄 사회는 하나의 유기체에 그대로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사회 전체는 하나의 생명체이며,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개인 하나 하나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세포에 해당된다. 이 때, 하나의 세포가 자신에게 부과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때만 그 생명체가 유지된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폐쇄 사회의 특징 중의 하나는 온갖 종류의 변화를 억제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계층 간의 이동이나 변화는 인정될 수 없다. 따라서 직업의 세습이 정당화된 것이다.
    그러나 근대 시민 사회의 형성과 더불어 개인의 자각과 독립이 신장됨에 따라 직업관에 있어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직업을 사회 전체에 대한 개인의 맹목적인 봉사와 희생이라는 측면에서가 아니라     개인의 개성을 발휘하고 자아를 실현시키는 과정으로 보게 된 것이다. 이리하여 자유로운 직업의 선택이 개인의 기본 권리로서 주장되기 시작했으며 자아실현적 직업관이 지배적이게 되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산업화가 가속됨으로써 기계화와 분업화가 추진되었고, 대다수의 일의 내용이 단편적인 작업의 반복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직업을 자아 실현의 과정으로 이해하기 어려워졌다. 여기서 인간 소외와 함께 개인의 이기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해석하는 이기적이고 물질적 만족이라는 직업관이 강하게 대두되었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근대 사회에로의 이행이 서구보다 늦었고, 근대 사회의 발전의 역사가 짧은 관계로, 아직 근대적인 자아실현적 직업관이 철저히 형성되었다고 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전통 사회의 붕괴와 함께 폐쇄적 직업관은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이기주의적 직업관은 우리의 오랜 전통인 가족주의와 함께 아직도 지배적이다. 기업은 망해도 기업가는 잘 산다는 오늘날의 기업 풍토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leaf1.gif 조상들의 노동관  <닫기>

    조선 시대의 성리학에서는 업(業)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사농(士農) 계층에 비해 상층(商層)을 천시함으로써 야안층은 직접적으로 업에 종사하기 싫어했으며, 일을 피지배층의 업무로 하였으니 비록 '農은 天下之大本'이라는 존귀설이 창조되었지만 군자(君子)는 지도자로서 신체의 노(勞)를 피하고 자신의 재복(財福)을 중요시하지 않으며 도덕 생활에 전념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사회 계층의 서열에서 農을 士 다음으로 정했지만, 다만 商工과는 달리 남을 돌리지 않고 양심에 충실한다는 데서 農의 위치를 올려놓았을 뿐이며, 실제로는 모든 노동은 천시받았다. 노동의 합리화는 18C 실학자 성호이익(1682-1764)에게서 찾을 수 있는 생활 원리이다. 성리학의 사회관은 업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으나 그는 다른 실학자들고 더불어 노동 사상을 폈다. 반계 유형원(1622-1673)은 자연과 노동의 관계가 '대개 山林山澤에서 생산되는 것은 모두 천지가 물질을 생산하여 인간을 양육하기 위한 물건이지만 또한 사람의 노동이 아니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계가 주장하는 바는 자연이 인간의 힘에 의해서 생산적으로나 비생산적으로 된다는 것이다. 대지는 모든 인간에게 공동으로 주어졌지만 개인이 이에 加한 노동만큼 그것은 재산이 되고 인간이 노동을 통해서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자연을 자기의 것으로 삼고 그것을 재화로 하여 자기 보존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성호 이익도 노동 없이 재(財)의 획득은 없다고 본다. 사람이 스스로 흘리는 땀의 노력 없이 그가 추구하는 가치를 얻을 수 없다는 일종의 노동 가치설을 이익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정신 문화 연구원, 한국 철학 사상 연구, 1982, pp. 22-257)

leaf1.gif 서구의 직업 윤리   <닫기>

    금욕적 프로테스탄티즘(protestantism)의 이념, 즉 신(神)의 은총을 위해 끊임없이 노동하며, 노동은 신에 대한 봉사로서 파악하며, 게으름과 태만은 모든 악의 원천으로 보아 항상 근면하며, 쾌락이나 자기만의 이익 추구를 철저히 배제하고 박애주의적 목적으로 이윤을 기꺼이 사용하는 태도를 베버는 '금욕적 직업 윤리'라고 불렀다. 이러한 금욕적 직업 윤리는 근대적 시민 사회의 윤리이며 합리적이고 자주적인 윤리이다. 특히, 우리 나라와 같이 부와 기술의 축적을 통해 자본주의를 급속하게 발전시켜야만 하는 현실에서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직업 윤리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원래 칼뱅적 프로테스탄티즘을 기초로 한 윤리이므로 기독교 전통이 없거나 약한 나라에서는 그대로 적용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직업적 헌신의 구심점인 신이라는 초월적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양 사회인 일본의 산업화 과정에서 나타난 기업 윤리는 서구와 같은 종교적 배경이 없었는데도 금욕적 직업 윤리의 정신을 본받은 것이었다. 기업 내
    의 전체 사원은 모두 평등하다는 생각과 신용과 정직성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여 이를 기업이 실천함으로써 대중들로 하여금 기업은 본질적으로 사회에 유익한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었고, 이러한 인식과 지지를 통해 기업이 더욱 발전될 수 있었던 것이다.(한국 정신 문화 연구원, 직업과 윤리, 1985, pp. 60-65 발췌)

    특히, 칼뱅적 프로테스탄티즘의 내용을 베버가 연구한 바대로 요약하면,

    첫째, 칼뱅주의의 '예정설(豫定說)'은 인간은 최초에 신의 뜻에 따라 구원 또는 영벌(永罰)의 운명이 결정되어 있다.  
    둘째, 신자들이 자신도 선택된자들 가운데 들어 있는가의 확인의 문제이다.
    셋째, 이에 대한 일반 신도들의 해답은 기독교적 소명(召命)에 따른 직업 활동으로 경쟁에서 이기고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바로 하느님에 의해 선택된 자가 되는 현세적 징후라고 생각하였다.
    넷째, 칼뱅주의 윤리관에는 근면, 검소, 성실 등 '세속적 금욕주의'를 강조하였다. 따라서, 이윤을 저축하고 생산 활동에 재투자하여 부를 축적함으로써 구원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더욱 굳어졌다. 이것이 서구인의 직업 의식과 자본주의 정신의 합리화 원인이 되었다. (김경동, 현대의 사회학, 박영사, 1980, pp. 550-551)

leaf1.gif소명 (calling/vocatio, 召命) <닫기>

    어떤 특별한 목적을 위해 부름을 받는 것을 이르는 말. 주로 그리스도교에서 죄많은 세상에서 살던 자가 하느님의 부름을 받고 구원(救援)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구약성서에서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받은 이스라엘 백성이나 하느님의 사자(使者)로서의 예언자의 소명 등이 그 예이다. 특히 가톨릭교회에서는 하느님의 부름을 받고 수도자 또는 사제가 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소명을 받고 수도자나 성직자가 되어 하느님과 이웃을 섬기는 일뿐만 아니라, 신앙 안에서 어떤 직업에 종사하면서 사는 그리스도인은 모두가 특별한 소명을 받았다고 주장한 종교개혁자에 의해, 이 말이 새로운 의미로 쓰이게 됨으로써, 프로테스탄트에서는 새로운 소명관(召命觀) 즉 직업관(職業觀)이 형성되었다. <두산세계대백과 99 CD>

leaf1.gif 신유교 윤리(the New Confucian Ethic)  <닫기>

    한 국가에 있어서 종교 윤리와 경제 원리가 잘 조화된 경우 그 나라의 경제도 발달하였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침체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주장은 베버(Weber,M.)나 마셜(Marshall, A.) 저서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금세기 후반 동아시아 5개국(한국, 일본, 대만, 홍콩 및 싱가포르)이 고도 성장국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유교 사상의 권위자인 투 웨이밍 교수는 '신유교 倫理(the New Confucian Ethic)'가 바로 그 이유라 하였다. 그는 이를 서구 선진국의 자본주의 정신의 청교도 윤리에 버금가는 '동아시아의 자본주의 정신'이라고 하였다.투 웨이밍 교수에 의하면 신유교 윤리는 동양 전래의 유교 윤리에 서양의 자본주의 정신이 가미된 것으로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다고 하였다. 청교도 윤리가 개인주의를 강조하는 데 반하여 신유교 윤리는 가정, 기업체, 국가 등의 집단주의를 강조하며 의무, 책임감, 헌신 등을 강조한다. 인간 관계에도 경쟁보다는 구성원 간의 조화를 강조한다. 또한 개개인의 수양과 기강, 조직체의 화합과 협동 정신을 강조하며, 교육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여 인적 자본(human capital)의 형성이 용이하다. 이외에도 정부의 리더쉽, 역사, 문화, 전통을 중시하며, 경험에 의한 지혜의 습득과 전수를 강조한다는 것이다. (송병락, 마음의 경제학, 박영사, 1989, pp. 181-184)

leaf1.gif 정명(正名)정신(精神)  <닫기>

    성리학 전성기에 있어서 사회적 윤리 기강의 하나로 특히 주목되어야 할 바는 명분 의식에 따른 분별성의 원리이다. '논어- 안연'편에서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부모는 부모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라고 정명 정신이 강조된 이후 그것은 개인적 측면으로 자기 존재의 이상을 드높이는 동시에 사회적 측면으로는 서로간의 현재적 위상이 같지 않음의 분별성을 제고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부부간에 내(內), 외(外)를 나누고 신분상의 양(良), 천(賤)을 견지했던 것은 그 사회의 분별성의 원리에 기인한다. 이러한 정신은 권력과 유혹의 역경 속에서도 의리의 세계를 저버릴 수 없다고 본 선비들의 강인함이나, 경제적 궁핖 속에서도 자기다운 체통을 포기할 수 없다고 여긴 양반들의 존재 양식을 물론, 스승과 제자 간의 절대적 관계 등 제반 사회 관계의 내면에는 바로 그러한 분별적 자아 의식이 견지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분별'이라 의미가 비인간적 성격의 '차별'이 뜻하는 바와 혼동된 상태로 해석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 국민 윤리학회, 한국 사상과 윤리, 형설 출판사, 1993, pp. 266-267 발췌 요약)

leaf1.gif 두레  <닫기>

    농촌에서 서로 협력하여 공동 작업을 하는 풍습, 또는 이를 위하여 부락이나 이(里) 단위로 구성한 조직. 부락 이 단위의 모임은 만두레라고 한다. 동회(洞會)˙동제(洞祭)와 같은 씨족사회 유풍이다. 주로 농번기의 모내기에서 김매기를 마칠 때까지 시행된다. 두레의 조직은 부락 내의 장정이 주가 되며, 참여 자격은 노동능력에 따라 두레의 역원이 재가(裁可)한 후 가입이 허락된다. 역원의 구성은 통솔자인 행수(行首) 1명, 보좌역인 도감(都監) 1명, 두레작업의 진행을 지휘하는 수총각(首總角) 1명, 두레규약을 감시하는 조사총각 1명, 유사(有司) 1명, 방목지의 가축으로부터 전답을 보호하는 방목감(放牧監) 1명으로 되어 있다. 행수˙도감은 자작농민 중에서 인망과 역량이 있는 자를, 그 외에는 소작농이나 머슴 중에서 선출하였다. 두레노동은 동네 전체의 이앙˙관개˙제초˙수확 등의 주요 작업에만 한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작업에 앞서 수총각이 논두렁에 농기(農旗:두레기)를 세우고, 농악에 맞추어 작업에 들어간다. 농악은 일꾼들의 피로를 덜게 하고 서로 일손을 맞추어준다. 두레에 딸린 농악대는 작업이 있기 전 미리 마을을 돌며 전곡(錢穀)을 거두어 출역(出役)에 따라 분배하고, 일부는 적립하였다가 교량가설˙야학시설˙농악기 구입 등에 사용한다. 두레가 끝나면 풍농(豊農)을 기원하고 술과 노래, 농악으로 마을잔치가 벌어지기도 한다. 이같은 고유의 공동 작업조직인 두레도 현대에 들어와서는 개인주의적인 화폐경제가 발달함에 따라 원래의 성격은 거의 사라졌으며, 농촌의 공동경작에서 그 유풍을 찾아 볼 수 있는 정도이다.